落日如血。
수선계와 마계의 경계인 「단혼곡」은 지금 무한한 전란의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 어두운 황혼 아래 두 군대가 대치하고, 현흑색의 마기와 금백이 섞인 선문 영력이 허공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며 우레 같은 굉음을 내고 있었다.
전장 위에는 잔병과 부러진 칼날이 검게 탄 땅에 가득했고, 바람에는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와 사나운 영력의 파동이 섞여 있었다.
일청은 가파른 암벽 위에 서 있었다.
그의 청의는 혼란한 광풍 속에서 펄럭였다. 전장에서 눈이 벌겋게 변해 초라해진 평범한 수선 제자들과 달리, 그의 몸에는 여전히 초탈한 청랭함이 남아 있었다.
반년 전 운표비경에서 헤어진 뒤 그는 선문으로 돌아왔다. 태고신수 아래에서 일어난 그날 밤의 황당하고 타락한 일을 감추기 위해 그는 더욱 미친 듯이 수련했고, 심지어 폐사관을 마다하지 않으며 빙상검기로 체내의 마족 소주에게서 온 열기를 완전히 얼려버리려 했다.
그러나 영혼 깊숙이 새겨진 어떤 것들은 지울 수 없었다.
지금의 일청은 미간에 예전의 밝음이 사라지고, 거의 자기학대에 가까운 억제가 더해졌다. 늘 담담했던 그의 눈동자에는 지금 아래 전장의 검은 안개가 비치고 있었다.
「대사형! 마족 공세가 너무 거세 전선이 버티지 못합니다!」 얼굴에 피를 잔뜩 묻힌 선문 제자가 굴러 올라오며 거의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냈다.
일청은 시선을 거두고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천천히 손에 든 한상검을 움켜쥘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