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기업의 재무 부서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년 전 미양얼과 연애할 때 직무를 이용해 상사가 몰래 마련한 ‘비자금’에서 돈을 빼돌렸다. 절반은 주식으로 한 방을 노렸고, 절반은 그녀에게 썼다. 명품을 사주고, 여행을 데리고 다니며, 호화로운 식사를 하며 사치를 부렸다. 지금 그녀는 내 아내가 됐지만, 빼돌린 일이 들통나고 말았다. 다행히 상사가 의심을 피하려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배상만 요구하며 나를 해고했다. 어쩔 수 없이 집과 차를 팔아 구멍을 메웠고, 지금은 직장도 잃고 그녀와 낡은 월세방에서 살고 있으며, 생활이 너무 궁핍해 세 끼 식사조차 걱정이다.
아내는 내 사정을 알고 있지만, 직장이 없는 그녀는 여전히 돈을 헤프게 써서 매달 신용카드 대금을 갚느라 고민이다.
아내는 욕망이 강한 여자다. 나와 만나기 전에 온갖 남자들과 맞선을 봤고, 요염한 외모로 거의 블랙 중매의 결혼 사기꾼 역할까지 했다. 하지만 키가 작고, 먹기만 좋아하고 게을러서 몸매가 좀 통통해져서 진짜 재력가를 낚지 못했다.
우리는 게임에서 만났다. 서로 야한 얘기를 몇 마디 나누고 바로 만나기로 했다.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그녀는 직장을 그만뒀다. 그녀의 가치관은 여자는 남자에게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그녀의 전 남자친구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선물만 받았는데, 나중에는 아예 돈을 요구했다고. 어차피 그 남자들은 여자를 만나러 나와도 돈을 써야 하니, 젊음은 몇 년밖에 없고, 잠자리를 가졌는데 감정이 안 생겼다고 해도 그냥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가 어떤 여자인지 분명히 알게 됐지만, 헤어지지 않았다. 첫째, 그때 나는 돈이 좀 있어서 그녀에게도 후하게 썼고, 우리가 싸울 때마다 헤어지자고 하면 그녀가 집요하게 달라붙어 나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둘째, 이미 그녀에게 많은 돈을 썼는데 헤어지면 그 돈이 그냥 날아가는 셈이어서였다. 그녀는 본성이 방탕하지만, 예쁘고 침대에서 잘해 내 모든 욕구를 만족시켜줬기 때문에 정말 아까웠다.
그 시절 나는 자주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차피 나도 좋은 사람은 아니고, 결혼해도 바람필 생각이었으니, 나중에 그녀가 배신해도 손해는 아니라고. 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일단 눈앞의 즐거운 날들을 마음껏 즐기고 보자는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없을 테니, 남자로 태어나 이런 야한 여자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