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정상적인 주간 근무를 할 때는 대부분 8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했어요. 9시에 출근해서 중간에 쉬지 않고 5시에 퇴근하는 일도 해봤고, 심지어 막 졸업했을 때는 12시 반에 출근해 저녁 8시 반에 퇴근하는 중간 교대 근무도 한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모든 주간 근무 시간대를 다 경험한 것 같아요.
그때 중간 교대 근무를 한 이유는, 막 졸업하고 아직 오토바이를 잘 타지 못해서였어요. 마침 집에서 아주 가까워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재능학원을 찾았거든요. 12시 반에 출근하는 건 당시 제게 정말 배불리 자고 일어나서 천천히 뭘 좀 먹고 출근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어요. 처음에는 이런 생활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매일 저녁 8시 반에 퇴근하면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9시가 다 됐어요. 밥 먹고, 샤워하고, 폰을 좀 하다 보면 어느새 11~12시가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전날 늦게 자서 다음날 더 자고 싶어지고, 결국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출근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또 늦게 자는 생활이 반복됐어요. 전체 삶이 일 때문에 길게 잘려 있는 것 같았지만, 정작 제 시간은 하나도 없었어요. 결국 매일 멍하니 시간을 보내게 되더라고요. 그런 생활은 제가 정말 싫어하는 방식이었어요.
그 재능학원을 그만둔 뒤로는 대부분 8시에 출근하는 일을 했어요. 심지어 예전에 철강 회사에 있을 때는 7시 반 출근이었는데, 그 30분은 초과근무로 쳐줘서 실제로는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어요. 적어도 5시에 퇴근하면 저녁에 제 시간을 꽤 많이 쓸 수 있으니까요. 밥을 먹든, 운동을 하든, 글을 쓰든, IG를 운영하든, 아니면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든, 그게 진짜 제 시간이라고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지금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8시 반 출근 제도를 만나니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대부분 회사가 8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니까, 5시 이후에 갑자기 구매팀에 부탁하거나 외부 업체 상황을 확인하려고 하면 좀 난감해지거든요. 상대방이 이미 퇴근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8시 반에 출근하니, 이론적으로는 근무 시간을 뒤로 미룬 셈인데, 업체들의 생활 패턴이 우리를 따라 늦춰지지는 않잖아요. 그때마다 ‘8시 반 출근은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일까?’ 하고 생각하게 돼요.
아마도 회사에서 시행하는 다른 시차 출퇴근 제도처럼 아침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회사 운영 시간 때문에 부서 간 출퇴근 시간을 엇갈리게 한 것일 수도 있어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각 회사의 제도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게 어떤 게 좋냐고 묻는다면, 저는 여전히 8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걸 더 좋아해요.
제가 특별히 일찍 일어나는 걸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냥 ‘일을 일찍 끝내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는 건 별로 부담이 없지만, 오후에 30분 일찍 퇴근할 수 있다면 그 30분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요. 저녁을 하나 더 먹을 수도 있고, 글을 조금 더 쓸 수도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할 수도 있으니까요. 집에 30분 일찍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내 시간이 조금 남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중간 교대 근무를 할 때 이미 ‘퇴근 시간이 너무 늦으면 삶이 정말로 사라진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지금은 오히려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날을 소중하게 여기게 됐어요.
물론, 모든 회사에는 각자의 제도가 있으니까 들어온 이상 적응하고 따라야겠죠. 8시 반이면 8시 반이니 받아들이고 살 거예요. 다만 앞으로는 ‘8시 반 출근에 또 야근까지 이어지는’ 조합은 피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그렇게 되면 제가 원하는 제 시간이 울면서 작별 인사를 하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