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사에 들어온 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됐다. 주변 동료들과 서서히 친해지면서 이 회사의 실체를 조금씩 알게 됐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모두가 너무 바빠서 각자의 연차를 파악할 겨를조차 없었다. 최근에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우리 회사에도 꽤 뚜렷한 인력 단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 생산관리 부서의 경우, 부장은 이미 12년째 근무 중이다. 입사 당시부터 구매와 생산관리를 겸임하며 지금까지 이어왔다. 나머지 두 명의 생산관리 담당자는 모두 1년 정도 근무했고, 나와 인수인계를 한 선배는 8년 근무 후 퇴사했다.
이에 비하면 우리 부서는 그나마 심각한 편은 아니다.
구매 부서는 부장이 3년 이상 근무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구매 담당자 모두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이제 막 한 달 정도 된 상황이다.
이런 인력 구조를 보니, 솔직히 마음속으로 조용히 의문이 들었다. 이직률이 좀 높은 건 아닐까? 이런 회사가 정말 장기적으로 다녀도 괜찮을까?
이런 걱정이 드는 건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5년여 전, 내가 공무 보조로 일했던 회사는 이직률이 매우 높았다. 누군가 갑자기 휴가를 내면, 사람들이 걱정하는 대신 “퇴사 준비하는 거 아니야?”라고 추측할 정도였다.
그 회사의 문제는 단순히 누군가 계속 나간다는 게 아니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떠나면서 남은 사람들이 거의 모두 신입이었고, 모두가 아직 업무를 파악하는 중이라 질문에 답할 사람이 없었으며, 부서 간 소통이 매우 어려웠다.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그 경험 때문에 지금 비슷한 상황을 보면 자연스럽게 경계심이 생긴다.
하지만 나는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 한다. 이전 직장을 겪은 후, 한 회사가 좋은지는 하나의 현상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직률이 높은 건 관리 문제일 수도 있지만, 조직 개편이나 부서 재정비 때문일 수도 있고, 지금처럼 여러 신입이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경우일 수도 있다.
내 부장도 최근 상황이 평소와 다르다고 말했다. 보통은 이렇게 바쁘지 않은데, 8월 주문이 특히 집중됐다고 한다. 내가 가장 바쁜 시기에 들어온 셈이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 적어도 지금 동료들은 서로 도와주려 하고, 부장도 질문에 잘 답해준다. 이전 직장처럼 매일 불을 끄느라 바쁘면서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없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그래서 나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고, 이 회사에 조금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사실 누구나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 이직하며 새로운 환경과 인간관계를 처음부터 쌓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만 이전 경험을 통해, 안정의 전제는 오래 다니는 게 아니라 머물 만한 곳에 있는 것이라는 걸 더 확실히 깨달았다.
지금 나는 새로운 제품과 공정을 배우고, 나만의 업무 리듬을 잡아가는 중이다. 5년 이상 쌓은 생산관리 경험을 살려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프로세스를 점점 매끄럽게, 업무를 점점 간소화하고 싶다.
이 회사가 나에게 맞는지는 아직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선 눈앞의 일을 잘 처리하고, 이번 주문 성수기를 넘긴 뒤 나머지는 시간에 맡겨 천천히 검증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