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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음료 주문도 하나의 학문이다

하반기 주문이 폭주한 이후 각 부서가 계속 야근을 시작했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늘 토요일인데도 회사에 나와 야근을 했고, 나와 또 다른 생산관리 담당자 외에 우리 팀장도 함께 남았으며, 심지어 총경리까지 현장 상황을 확인하러 회사에 들렀다가 동료에게 음료를 주문해 현장 직원들에게 돌리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동료가 갑자기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내게 물었다. 「뭐 마실래?」「어느 가게가 좋을까?」「어떻게 주문해?」 이 장면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 예전에 철강 회사에 있을 때 매달 마지막 금요일이 음료의 날이었고, 현장과 생산관리 사무실 음료는 생산관리 담당자가 주문했기 때문에 이런 일은 내게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 어느 가게를 선택하고, 어떻게 집계하며, 메뉴를 어떻게 정하고, 당도와 얼음은 어떻게 선택할지 나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나는 동료에게 예전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기술자들이 보통 타로 밀크티나 재료가 들어간 음료를 좋아하고, 당도는 반당을 많이 선택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동료들은 보통 더 달게 마시지만, 이번 회사 습관을 모르고 한국인 동료도 고려해 당도를 미당으로 낮췄고, 메뉴도 실패할 확률이 적은 두 가지 재료가 들어간 음료로 정했다.


또 한 가지 고려한 점은 「음료를 주문한 뒤에도 바쁜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예전 철강 회사에서는 생산관리 담당자가 현장 음료를 직접 총괄해 주문 후 내선이나 휴대폰으로 알리면 각 부서에서 알아서 내려왔고, 사무실 분만 처리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 회사는 생산관리 업무가 공정별로 나뉘어 있어서 내가 아는 건 철재 부서뿐이고, 다른 층이나 다른 공정 사람들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직접 부를 수도, 일일이 배달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모두를 완벽하게 챙기겠다」가 아니라 「뒷사람이 처리하기 쉽게 주문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메뉴가 두 가지라 선택 부담이 없고, 분배가 빠르다. 당도가 복잡하지 않아 집계가 쉽고, 특별 주문이 없어 나중에 주문한 사람이 확인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오늘은 어차피 야근하러 온 날이니 야근 시간을 전부 음료 주문과 분배에 쓰면 안 되니까.


일을 다 처리한 뒤 오히려 재미있었다.


예전 철강 회사에서 하던 일은 그저 「매달 하는 일이니까」 하며 습관처럼 했는데, 다른 회사, 다른 업종, 완전히 다른 담당 부서에서 이런 사소한 경험이 언젠가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일 경험은 그렇다. 모든 것이 그대로 다음 직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전에 걸어온 길, 처리한 일, 겪은 실수들이 결국 내 일부가 되어 다음 환경에서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아, 이거 해본 적 있어」 하고 떠오른다.


예전에는 음료 주문이 일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 동료가 당황해서 물어보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내 경험을 꺼내 쓸 수 있었고, 그때 한 작은 일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내가 걸어온 길이 다음 직장에서 바로 쓰이지는 않지만, 결국 다음 갈림길에서 뜻밖의 기반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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