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접을 볼 때, 꽤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어요. 많은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통근 거리가 멀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구를 넘어 출근하시는데, 편도만 해도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분들이 통근 시간을 말씀하실 때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대단하시네요. 저는 못 버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게는 통근 시간이 대략 30분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아요.
저는 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매일 한 시간 일찍 일어나고, 퇴근 후 다시 한 시간을 집에 가는 데 쓰느니, 차라리 조금 더 자고 싶고, 퇴근 후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제 생활로 돌아가고 싶거든요. 특히 일이 야근까지 필요하다면,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내고 겨우 퇴근했는데도 차를 타고 30분 넘게, 심지어 한 시간 넘게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지쳐요.
예전에 친구가 말하길, 가끔 밤 9시, 10시가 되어서야 퇴근해서 주차장까지 걸어가면 차를 몰고 집에 갈 힘이 없어서 차 안에서 잠깐 눈을 붙인 후에야 출발한다고 했어요. 그때 제 첫 반응은 '정말 힘들겠네'였지만, 잘 생각해 보니 피곤할 때 멈춰서 쉬었다 가는 게 오히려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매일의 일이 이미 그렇게 힘든데, 거기에 이렇게 긴 통근 시간까지 더해진다면 과연 이런 삶이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답은 정해져 있지 않죠.
더 높은 연봉을 위해 구를 넘어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일의 내용만 마음에 들면 한 시간 통근도 괜찮다는 사람도 있어요. 또 산업이나 커리어, 가족 사정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경우도 있죠. 심지어 제 아버지도 은퇴 전까지 매일 한 시간씩 다른 시·군으로 출근하셨고, 그게 30년 동안 이어졌어요.
어릴 때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할 때, 아버지는 이미 출근 준비를 하고 계셨어요. 그때는 그냥 '아버지가 일찍 나가시네, 힘드시겠다'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야 아버지가 매일 집과 일터를 오가는 데만 두 시간을 쓰셨다는 걸 깨달았어요.
30년.
그저 상상만 해도 대단해요.
그래서 저는 장거리 통근을 오랫동안 견디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점점 이해하게 됐어요. 사람마다 일에 대한 선택과 포기가 정말 다르다는 걸요. 예전에는 일자리를 찾을 때 연봉, 업무 내용, 복지만 신경 썼는데, 지금은 통근 시간도 일의 중요한 비용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다만 그 비용은 급여명세서에 직접 적혀 있지 않죠.
한 달 월급이 몇 천 원 더 많으면 쉽게 눈에 띄지만, 매일 한 시간을 길에서 더 보내면 한 달에 20시간이 넘고, 1년이면 수백 시간이 돼요. 그 시간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수면, 휴식, 식사, 가족과의 시간,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서 빼앗기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 제가 점점 더 신경 쓰는 게 바로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에요.
저는 일하는 곳이 집에서 너무 멀지 않았으면 해요. 퇴근 후에도 제 일을 할 힘이 남아 있었으면 하고, 가끔 야근을 하더라도 집으로 가는 길이 하루의 마지막 소모가 되지 않았으면 해요.
이건 장거리 통근이 나쁘다거나, 연봉을 위해 시간을 희생하는 게 가치 없다는 게 아니라, 지금 이 단계에서 제가 무엇을 교환할 의향이 있고, 무엇은 교환하고 싶지 않은지를 알게 됐다는 뜻이에요.
일자리를 찾는 건 정말 한 가지 조건만 볼 게 아닌 것 같아요. 연봉, 복지, 업무 내용, 상사, 팀, 인력, 야근 제도, 심지어 통근 시간까지 모두 생활 속에서 함께 따져봐야 해요. 왜냐하면 우리가 찾는 건 단순히 월급을 받는 일이 아니라, 매일 반복해서 살아야 하는 삶이기 때문이죠.
한 시간을 길에서 30년 보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제 답은 30분일 수도 있어요. 누구가 더 대단하거나, 누구의 선택이 더 옳은 건 아니에요. 다만 30대가 된 후로, 인생의 시간을 어디에 쓰고 싶은지가 더 명확해졌어요. 저는 그 시간을 길이 아닌 삶에 더 많이 남기고 싶어요.